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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포커스 출향인

‘변화’

순창신문 기자 입력 2026.04.23 14:27 수정 2026.04.23 02:27

↑↑ 이진우 / 법무법인 다일 공동대표변호사
ⓒ 순창신문


일반적으로 법은 최후의 보루라고들 합니다. 당사자들 사이에 계약이 되었든 동업이 되었든 같이 일을 하기로 하거나(사전적), 아니면 그러한 계약이나 동업과정에서의 다툼이 발생하거나(사후적), 어느 경우에도 법이 먼저 개입하는 경우는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당사자들 사이의 관계도 매우 우호적이거나 최소한 대립적이지는 않을 뿐 아니라 대기업 등 규모있는 회사가 아닌 한 굳이 분쟁이 발생하기 이전부터 돈을 들여 변호사 등 법률전문가에게 계약서 작성 및 검토 등의 작업을 의뢰할 필요를 느끼지 못할 것입니다.

그리고 어떠한 일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다툼이 발생하는 경우에도 곧바로 소송을 진행하는 경우는 그다지 많지 않을 것입니다. 당사자들 사이에 치열하게 논리적으로, 그리고 감정적으로 대립과 타협의 과정을 거치기도 할 것이고, 때로는 술의 힘을 빌어 대차게 질러보기도 하는 등 나름대로의 절차를 거친 다음, 비로소 내용증명을 보내거나 형사고소를 하거나 민사소송을 제기하는 등의 과정을 거칠 것입니다.

그러한 탓으로 ‘법’은 ‘변화’에 대체로 둔감한 측면이 있어보입니다. 법과 제도라는 것이 한편으로는 삶을 영위하는 시민들에게 있어 하나의 준칙이라는 측면에서 이는 한편으로는 충분히 이해가 가는 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현대사회처럼 날마다 삶의 태양이 급속도로 변화하는 세태에서는 법과 제도 역시 그 변화에 동떨어져서는 아니되는 면이 있고 결국 이는 ‘입법’에 의하여 해결되어야 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제가 수많은 사건들을 접하면서 최소한 직업적인 측면에서 요즘 가장 실감하는 ‘변화’의 모습은 다름아닌 ‘영상재판’입니다. 흔히 말하는 ‘전자소송’은 2010년경 특허소송에 처음 도입된 이래 2011년경 민사소송에 도입되었고 현재는 형사소송에까지 도입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그러한 전자소송은 기존에 소송서류를 등기우편을 통하여 송달하던 시스템에서 벗어나 이메일을 통하여 송달하는 것이 주류였는데, 처음 이러한 전자소송이 도입될 당시에만 하더라도 향후 소송절차의 진행이 현재와 같이 급속하게 변화될 것이라는 점은 저로서는 사실 전혀 예상하지 못했었습니다.

그리고 ‘영상재판’은 코로나로 인한 법정개정의 현실적인 어려움을 고려하여 2021년경부터 시행하였는데, 현재는 형사재판을 제외한 민사 및 가사, 행정소송에서 주로 이용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다만 처음에는 영상재판 시스템을 설치한 법원이 매우 한정적이었는데, 현재는 거의 모든 법원과 재판부에 이러한 영상재판 시스템이 설치된 것으로 보여지고, 실제 저희 변호사들이 재판중복이나 원거리재판 등의 현실적 이유로 영상재판을 신청하는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한 재판부에서 허가를 해주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물론 증인신문을 하는 등 실제 법정에서 대면으로 재판을 하여야 할 필요가 있는 경우는 가급적 영상재판신청을 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영상재판은 변호사들의 삶의 모습조차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사무실이 있는 제가 서울 양천구 목동에 소재한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재판을 가려면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법원에 가는데 1시간, 기다리는데 약 10분, 사무실로 오는데 1시간 합계 2시간 10분 이상이 소요됩니다. 정작 재판진행하는 것은 약 2~3분 가량이고 그러한 재판에 앞서 대부분 사건의 쟁점에 대하여는 이미 서면을 제출해놓은 상태인데, 그 짧은 재판을 진행하기 위하여 이와 같이 엄청난 시간과 비용을 들이는 것은 사실 무모하기까지 합니다. 그런데 영상재판으로 진행하는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한 제 사무실에서 대기하였다가 순서가 되면 영상재판 법정주소를 클릭하여 입장한 다음 영상으로 재판을 진행할 수 있고, 이와 같이 절약된 많은 시간과 비용과 열정은 곧바로 서면작성이나 의뢰인과의 상담 등 다른 업무에 투입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저는 사실 경찰, 검찰 및 법원 등 법집행기관이 변화에 매우 둔감한 집단이고, 그 구성원들 역시 어쩔 수 없는 직업적 특성이 있을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만, 전자소송 및 영상재판의 급속한 진행과정을 지켜보면서 최소한의 측면에서는 이들 역시 사회의 변화에 발맞추어 그 변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측면이 있음을 알게 되었고, 그러한 노력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그러한 노력이 저와 같은 변호사들뿐 아니라, 원거리 재판에 참석하기 위하여 새벽일찍 집을 나서야 하는 일부 당사자들의 곤궁함을 해소하는 사회적인 긍정적 요인이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잘하는 것은 칭찬받아 마땅합니다~!!

이진우 / 법무법인 다일 공동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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