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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포커스 독자기고

강 천 산

순창신문 기자 입력 2025.01.22 10:24 수정 2025.01.22 10:24

↑↑ 강천마을 허 영 주
ⓒ 순창신문---


지하 791m에서 끌어올린 강천 생수는 물맛이 순하여 인근 광주광역시 까지 유명하여 월요일을 제하고 하루 종일 물 길어가는 차량이 즐비하니 순창의 보물이다. 온천 힐링스파를 지나 저수지를 메워 조성한 주차장을 거쳐 국도를 벗어나 강천산으로 진입하면 곧바로 왼쪽이 3주차장이다. 3주차장 울타리 기능을 하는 영산홍과 단풍나무가 있는데 영산홍은 봄에 눈부신 꽃이 피어 관광객들의 눈을 즐겁게 하고 가을에는 단풍나무가 울긋불긋 물들이니 전국 관광지에서 단연 돋보이는 매우 아름다운 주차장이다.

부도전 앞을 지나면 아름드리가 넘고 30m 이상 높이를 자랑하는 23그루의 메타세콰이아 나무가 서있는데 1979년도에 산림과에서 강천산 가꾸기 사업으로 저수지 주변 벽오동, 산책길 옆 영산홍, 강천사 주변 회양목을 식재하면서 순창읍 시가지 가로수 조성용 묘목을 몇 주 가져다 돌무더기를 피하고 심었기 때문에 나무 간격이 불규칙하다. 외국에서 건너온 나무라 이국적 풍경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식재 후 47년째니 이곳에 자연스럽게 동화되었으며 잘 어울린다는 공감대가 있다.

강천사 못미처 용소가 있는데 안내 표지판에 물 깊이가 명주실 한 타래가 들어갈 만큼 깊다는 설명은 구전된 말을 표현했을 터인데 조상님들이 터무니없이 과장했을 리는 만무하고 옛날에는 물이 소용돌이치며 빠져나가는 구멍이 있어 그리 짐작 했음직하며 현재는 메워져 아무리 깊어야 5m를 넘지 못한다.

강천사와 출렁다리 밑을 지나면 수좌굴 입구에 정성껏 기도하면 소원을 이룬다는 문구가 걸려있고 강천사에서 제일 서열이 높았던 스님이 깊은 깨달음을 얻고자 홀로 도를 닦는 동굴 속에 동자승이 끼니를 나르는 험하고 좁은 길이 이제 관광객들이 불편 없이 안전하게 오를 수 있는 편한 길로 변했다.

조금 더 가면 한참 올려다 보이는 곳에서 흘러내리는 구장군 폭포의 두 줄 물줄기에 가슴이 시원하고 “산수정”을 바라보니 정자명이 주위 빼어난 운치에 어울리지 않게 너무 촌스럽다는 자칭 풍수대가의 말이 떠오른다. 산수정 천정에 매달린 엄청나게 큰 북을 둥둥 치면 가슴이 뻥 뚤릴법도 하지만 주위 산짐승들이 놀라 달아나는 단점도 있겠다.

선녀계곡 입구에 이르면 처음 대하는 사람들은 바위 속에서 분출하는 물줄기로 착각할 만큼 잘 만들어진 음수대가 있다. 이 물은 계곡물을 끌어와서 위생처리가 안된 물이기 때문에 음용불가 라는 표시와 함께 물을 받아 마실 수 있는 바가지가 없다. 오염된 물이 흘러 들어왔을 지도 모를 댐이나 강물을 끌어다 가라앉히고 소독하여 내보내는 수돗물에 비하면 물의 질은 비교할 수 없이 좋다는 생각을 해보며 두 손을 바가지삼아 양껏 받아 마시고 선녀계곡 오르막길로 접어든다.

자동차가 오를 수 있도록 설치된 도로에 가쁜 숨을 쉬며 오르면 도로 양쪽에 750여 그루의 단풍나무가 일정한 간격으로 헬기장까지 식재되어 있는데 토질이 척박하여 성장이 더디고 수형이 풍성하지 못하다. 헬기장에 이르면 넓은 공간이 있어 한숨 돌릴 여유가 있으며 내려오는 길은 이마의 땀이 식고 다리와 몸이 날아갈 듯 편하다.

산책길에서 만난 등산객들에게 추운 겨울 이 산을 왜 좋아하냐고 물으니 나뭇잎이 다 떨어져 적나라한 나무가 가식이 없어 좋고 눈꽃이 핀 나무 굴속을 거닐며 나름대로 인생의 깊이를 새롭게 깨닫는 값진 시간이 되기 때문이란다.

단풍철에 운집하였던 관광객들이 뜸한 요즘은 겨울 풍경 산책을 즐기는 관광객들이 타고 온 버스가 드문드문 주차장에 들어선다. 필자는 산을 좋아하는 뭇 사람들이 특별한 짬을 내야 올 수 있는 이곳 산책길을 마음 내키면 언제든지 걸을 수 있으니 좋은 곳에 살고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순창 사람이라면 강천산을 속속들이 훤히 잘 아는데 계절마다 구구절절 산 자랑을 하고 있으니 남아도는 시간 낭비에 불과하다는 핀잔을 주어도 할 말이 없습니다.

강천마을 허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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