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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포커스 독자기고

‘순창 순화리 석실묘’ 긴급 발굴조사 추진과 성과

순창신문 기자 입력 2024.12.31 13:13 수정 2024.12.31 01:13

‘순창 순화리 석실묘(淳昌 淳化里 石室墓)’는 순창읍 순화리 821번지 일원으로 순화지구 도시개발사업 부지 서북쪽 금산(錦山 또는 禽山, 해발 433m) 자락에 위치하고 있다. 2024년 6월경 해당 토지 소유자의 경지 정리 과정에서 우연히 고분 1개소가 노출되었고, 토지주는 이를 우리 군 문화관광과에 발견신고하였다. 우리 부서에서는 관련 전문가와 함께 현장 확인 후, 백제시대 고분으로 추정하였으며, 발견 매장유산에 대하여 유적의 성격과 현황 등의 학술적 정보를 취득하고, 향후 보존 대책과 정비 방안을 마련하기 위하여 국가유산청에 국비 지원 긴급 발굴조사 사업을 공모 신청하였다.

이후 선정되어 국가유산청(유적발굴과)으로부터 국비 예산 5천만원을 지원받아 지난 11월 11일부터 12월 18일까지 도내 발굴조사 전문기관인 (재)문화유산마을(원장 이영덕)과 계약하여 긴급 발굴조사를 실시하였다. 조사는 발견신고가 이루어진 석실묘를 중심으로 50㎡에 대하여 정밀 발굴조사를 시행하였으며, 그 결과 삼국시대[백제 사비기(泗沘期, 538년∼660년)] 횡혈식 석실분[橫穴式 石室墳, 시신이 든 관을 운반하기 위한 지면(地面), 수평으로 판 널길, 관을 넣는 널방으로 이루어진 무덤] 1기와 유물 75점을 확인하였다.

정밀 발굴조사에서 확인된 결과를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1. 순화리 석실묘는 반지하식으로 축조되었으며, 봉토의 흔적이 일부 남아있다. 현실[玄室, 널방(시신이 안치되어 있는 방)]은 장방형으로 축조되었으며, 천정 구조는 평천정을 이루고 있다. 정교하게 가공된 석재를 사용하여 축조하였으며, 특히, 양쪽 장벽은 반듯하게 다듬은 장대석(長臺石, 계단의 층계나 축대를 쌓는 데 쓰이는 네모지고 긴 돌)을 이용하여 벽석(壁石)을 축조하고 상단에 고임석을 사용하였다. 다만, 고임석의 빗변이 경사를 이루도록 가공하지 않았기 때문에 석실의 단면 형태가 전형적인 ‘부여 능산리형 석실묘’와 같은 단면 육각형을 이루지는 못하였다. 뚜렷한 문틀 구조와 벽석의 축조 양상에서 확인되는 특성으로 보아 6∼7세기 백제 사비기에 조성된 석실로 판단된다.

2. 현실의 내부에서는 관정과 관고리 등을 포함한 다수의 관구류(冠具類)와 위세품(威勢品)의 성격을 띠는 장신구가 출토 발견되었는데, 형식적 특성으로 보아 7세기를 전후한 시점의 유물로 사료된다. 관구류의 배치로 미루어 보아 2기의 목관(木棺)이 매장되었던 것으로 파악되며, 그중에서 동쪽에 안치된 관에 묻힌 인물은 관식틀과 은화관식[銀花冠飾, 은으로 만든 꽃무늬 관(모자) 장식], 요대(腰帶, 허리띠), 대금구(帶金句, 띠에 달아 꾸미는 쇠붙이) 등을 착용하였던 것으로 확인되어 당시 도실군(道實郡)이라 불리었던 현재 순창군 지역을 지배했던 고위 관리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3. 이 석실묘는 그동안 우리 군 관내에서 조사된 석축 고분 중에서 남아있는 구조와 상태가 매우 양호한 사례로서 조성 시기를 알 수 있는 형식 및 구조적 특징이 뚜렷하고, 관련 유물이 출토되어 순창 지역 고대사의 일면을 살펴볼 수 있는 의미 있는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판단된다.

4. 순창읍을 중심으로 근거리에 백제시대에 해당하는 분묘 유적(순화리 석실묘)-관방유적(대모산성)-주거유적(순화리 신기 유적)이 분포하는 양상이 확인되었으며, 특히 순화리 석실묘의 경우 지방관의 존재를 추정할 수 있는 은화관식이 출토되었다는 점에서 순창 지역이 백제 동부지역의 중요한 거점도시 역할을 하였을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다. 원래 백제 중앙정부가 지방을 지배했음을 보여주는 물적 증거의 대표 유물은 ‘은화관식’이다. 전형적인 은화관식은 백제 사비 시기의 고분인 ‘나주 복암리 고분’과 ‘흥덕리 고분’ 등을 비롯하여 충남 논산과 부여, 전북 익산과 남원, 그리고 경남 남해 등에서 지금까지 총 13점 출토된 바 있다.
특히 ‘은화관식’은 538년 사비(현재의 충남 부여군) 천도를 단행한 백제 성왕(聖王, 재위 523년∼554년)이 정비한 지방행정구역인 담로제(湛露制)에 따라 파견된 지방관(6품인 나솔 이상의 고위 관료)이 관의 이마 쪽에 꽂았던 장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은화관식’은 은판을 접어서 상단은 꽃봉오리 모양의 장식이 1쌍이나 2쌍으로 대칭하고, 하단은 특수하게 제작된 틀에 꽂아 고정하는 형태로 제작된다.

5. 백제 사비기의 분묘 유적은 대개 군집분(群集墳) 형태를 이루는 특징이 있어 금번 조사구역의 주변지역에 다수의 고분이 추가적으로 존재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추정되며, 2018년에 (재)전라문화유산연구원이 실시한 지표조사를 통해 같은 구릉 내에서 ‘순화리 고분군’의 존재가 보고된 바 있어 향후 추가 조사 사례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위와 같은 주요 조사 결과를 토대로 (재)문화유산마을은 지난 12월 17일에 관련 전문가 3인을 초빙하여 학술자문회의를 개최한 결과, 금번에 조사된 순화리 석실묘는 순창지역에서 최초로 확인된 백제 사비기 횡혈식 석실분으로 백제 역사에서 순창지역의 전략적 위상을 드러내는 중요한 유적 자료로서 역사적 · 학술적 가치가 매우 높다고 볼 수 있으며, 출토된 유물(위세품)의 비교 연구를 통해, 보다 구체적인 위상과 의미의 파악이 필요할 것으로 의견이 제시되었다.

또한, 유적의 보존과 관련하여 역사적 가치와 보존 상태를 고려하여 현지 보존할 필요성이 있으므로 조사 후, 복토를 철저히 시행하고 현상이 변경되지 않도록 조치가 필요한 것으로 의견이 제시되었다. 그 외에도 지정 문화유산화(군 향토문화유산 또는 도 기념물)의 필요성과 금산 남쪽 일원에 대한 정밀 분포조사 등 종합적 검토 방안을 수립해야 할 것으로 추가 의견이 제시되었다.

앞으로 조사 내용을 철저히 기록하고 분석한 후 발굴조사보고서를 발간하고, 이후 관련 연구가 심층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이며, 또한 유적에 대한 지속적인 보존 관리를 위하여 여러 방면으로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강신영 (순창군청 문화관광과 문화유산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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