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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포커스 독자기고

<시일야방성대곡> 12·3 내란 쿠데타와 국민의 힘의 탄핵 불참을 고발하며

순창신문 기자 입력 2024.12.18 09:52 수정 2024.12.18 09:52

↑↑ 이 서 영 / 작 가
ⓒ 순창신문---


“이 날에 목놓아 크게 운다.”
장지연이 을사늑약의 치욕을 고발하며 던졌던 이 외침이 2024년의 대한민국에서도 다시 울려 퍼진다. 그때의 울분이 나라의 자주권을 빼앗긴 비통함이었다면, 오늘의 울분은 민주주의의 붕괴와 법치의 파괴에 대한 절규다.

지난 12월 3일, 우리는 새로운 형태의 내란 쿠데타를 목도했다. 과거의 쿠데타는 군부의 총칼로 이루어졌으나, 이번에는 법의 테두리 안에서 권력을 사유화하고 사법 질서를 교란하는 방식으로 벌어졌다. 대통령과 그의 권력 주변부는 법의 집행을 방해했고, 검찰은 법 앞의 평등을 포기한 채 권력의 하수인으로 전락했다. 쿠데타는 이제 군대가 아니라 정치 권력과 법조계의 결탁으로도 가능하다는 것을 우리는 똑똑히 보았다.

그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12월 7일, 국회 탄핵 표결이 있었다. 이번 표결은 단순한 정치적 이벤트가 아니었다. 법치와 민주주의를 지킬 것인가, 권력에 굴종할 것인가를 가르는 역사적 순간이었다. 하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은 그 중대하고도 명백한 책임을 회피했다. 투표조차 하지 않음으로써, 그들은 직무를 유기하고 헌법을 배신했다. 국회 본회의장의 빈자리는 비겁함과 무책임의 상징이 되었고, 그들의 침묵은 곧 굴종의 언어가 되었다.

국민들은 이 장면을 보고 분노와 절망을 동시에 느꼈다. 하지만 놀라운 장면도 있었다. 바로 그날 국회의사당 앞에 모인 수 천 수십 만 수백 만 명의 시민들, 그중에서도 학생들의 외침이었다. 이들이 거리로 나왔다. 국회의사당 앞에서 손에 손을 잡고 구호를 외치며, 스스로 민주주의의 주인이 되었다. 그들의 눈은 두려움이 아닌 결의로 빛났다. 어떤 학생들은 종이 피켓에 직접 구호를 적어 들었고, 일부는 음악을 틀고 함께 춤을 추며 축제의 장을 만들었다. “민주주의는 즐거운 것이다. 우리는 스스로 지키는 시민이다.” 그들의 메시지는 단순했다. “우리는 지켜보고 있다.”

우리는 이 아이들을 보며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과연 국민의힘 의원들은 무엇을 두려워했을까? 그들에게도 시민으로서의 양심이 남아 있다면, 이날의 풍경이 뇌리에 남을 것이다. 춤추는 아이들, 노래하는 시민들, 침묵하지 않는 사람들. 그 앞에 굴종으로 일관한 비겁한 권력의 빈자리가 있었다.

국민의 힘의 투표 불참은 단순한 회피가 아니다. 민주주의의 근본을 부정한 행위다. 국민의 뜻에 따라 권력을 위임받은 자가 그 책임을 져야 할 순간에 투표조차 하지 않음으로써 책임을 회피했다. 민주주의의 최후의 보루는 국회이건만, 그 보루의 문을 지켜야 할 의원들이 문을 닫고 숨어버린 것이다.

그들의 불참은 국민에 대한 배신이자, 법에 대한 배신이다. 헌법은 분명히 말한다.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국민은 권력을 위임했지만, 그 권력자들은 자신이 주인인 것처럼 행동했다. 헌법을 지킬 것인가, 권력을 지킬 것인가라는 질문 앞에, 그들은 후자를 택했다. 이 장면을 바라본 국민은 다시금 울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우선, 국민의힘 소속의 부산·경상도 의원들부터 나서야 한다. 부산과 경상도는 민주주의와 저항의 역사를 품고 있는 지역이다. 1987년 6월 항쟁의 불씨를 지핀 시민의 땅이며, 정의에 대한 갈망이 유독 강한 지역이다. 바로 이곳의 국회의원들이 일주일 내에 스스로 탄핵에 동참해야 한다.
탄핵에 동참하라. 이는 명령이 아니라 양심의 요구다. 과거의 역사를 보라. 부정한 권력에 맞선 사람들은 영원히 기억되었고, 권력에 굴종한 자들은 비참한 이름으로 남았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그렇다. 만약 그들이 한 명이라도 양심의 소리를 듣고 행동한다면, 역사는 그를 “정의의 편에 섰던 사람”으로 기억할 것이다. 부산·경상도의 의원들에게 묻고 싶다. “그대들은 어떤 이름으로 남고자 하는가?”

시민들이 춤추며 외치던 구호가 귓가에 맴돈다. “우리는 지켜보고 있다!”. 권력을 사유화한 자들은 반드시 심판받는다. 그날 국회의사당 앞에 모인 수백 만 명의 시민, 아이들이 남긴 외침은 기록되고, 기억되고, 행동으로 이어질 것이다.

장지연이 “이 날에 목놓아 크게 운다”고 했던 것처럼, 오늘의 우리는 목놓아 울 수밖에 없다. 하루 종일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허탈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더 이상 울기만 하지 않는다. 우리는 춤추고 노래하며 민주주의를 지킨다. 스스로 행동하는 시민들이 민주주의의 새벽을 밝힐 것이다.

권력은 영원하지 않다. 권력을 남용한 자들은 역사의 무덤에 파묻혔고, 정의의 편에 섰던 사람들은 불멸의 이름으로 남았다. 부산과 경상도의 국회의원들이여, 역사의 이 무겁고도 간절한 요청에 응답하라. 그대들은 어떤 이름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그대들이 다시 문을 열고, 투표장에 들어가는 모습을 우리는 지켜볼 것이다.
춤추던 아이들, 손을 맞잡고 있던 시민들, 피켓을 들고 외치던 학생들의 모습을 그대들은 잊지 말라.
우리는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

이서영 / 작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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