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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 희 승 / 국회의원 |
| ⓒ 순창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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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의 가을은 꽤 울창한 도심 숲속 한가로운 주변 경관과는 무관하게 늘 요란하다.
의사당 안은 각 상임위에 소속된 각 당 소속 의원님들의 열정 어린 의정활동으로 사소하거나 커다란 충돌로 매일 뉴스가 되고, 의사당 밖은 각종 사회적, 정치적 이슈 들로 가득한 피켓을 들고 신념이 일상화된 사람들로 인산인해다.
벌써 4개월 남짓 흘렀지만 늘 낯설다.
국정감사 기간이라 날 선 의원님들의 설전과 응대는 매스컴을 통해 듣고 보았던 것 이상이다. 필자 역시 예외일 수 없는 까닭에 남 얘기는 아닐 것이다.
특히 영부인의 각종 비리 의혹과 무도한 검찰의 털어주기식 논란이 야기된 법사위, 언론 장악을 통해 국민의 귀와 눈을 가리려는 무능한 정부와 헌법에 명시된 언론, 출판에 대한 자유를 수호하려는 야당의 눈물겨운 대정부 질문이 오가는 문광위 등은 주제의 국민적 관심으로 매번 뜨겁다.
모든 상임위가 그렇듯 국회와 피감기관과의 관계는 늘 일정하게 긴장을 요구한다. 감추거나 회피하려는 자와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려는 자의 촌음을 다투는 눈치 싸움이다. 나아가 진실과 기만의 서사를 증명하는 작은 법정이다.
그러다 보니 본의 아니게 고성과 고함이 난무하는 일이 빈번하다.
정파적 이해관계가 국민적 상식을 뛰어넘는 일도 한몫 거들기도 한다.
몇몇 상임위는 단위 사건 중심의 특별한 이슈로 주목받기도 하지만 필자가 속한 보건복지위는 긴 호흡의 사업 중심이 주를 이뤄 상대적으로 덜 소란하고 차분한 편이다. 물론 이 정부 들어와 인선한 정무직 고위 관료들의 비전문성과 무능함은 어느 상임위든 일정한 법칙이 있는 듯 한결같다.
국감 기간 필자의 질문에 답하는 고위 관료들의 태도와 답하는 수준은 가히 目不忍見의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낙하산 정부를 넘어 장맛비 정부라 해도 손색없을 만큼 촘촘하고 꼼꼼하다.
어디서 어떻게 구한 인사들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 재주도 정말 신기하긴 하다. 대한민국의 인재는 곳곳에 넘칠 텐데 참으로 민망하다. 한탄하는 것이 어제오늘은 아니라지만 현장에서 지켜보는 필자의 가슴은 더욱 엄혹하다.
노란우산공제 (법률상의 정식명칭은 소기업, 소상공인공제)의 제도적 결함과 허점에 대한 질의에 답하는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의 개념 없는 답과 허망한 눈빛은 지금도 생경하다.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촉발한 의료대란의 걱정은 기우가 아니고 현실 임에도 무대책 강경 대응으로 일관하는 정부에 대해 적절한 대책 마련 요구에도 책임 있는 자리에 책임 있는 사람들의 약속은 全無하다.
가히 무정부 상태인 셈이다. 아프지 말라는 밑도 끝도 없는 얘기들이 이젠 논리적인 이야기로 들린다. 어처구니가 없다는 게 이런 경우지 싶다.
얼마 전 순창에 사는 필자의 동갑내기 친구의 안타까운 소식을 전해 들은 바가 있다. 불의의 사고로 응급 상황이 닥쳐 광주로 전주로 수도권으로 병원을 전전했다는 희대의 의료사건이 있었다고 들었다. 불행 중 다행으로 친구의 예우는 최악은 면했다고 하니 그나마 적잖이 감사할 따름이긴 하지만 짧은 기간 환자와 보호자들이 겪었을 황망함과 상심은 어찌 상상이나 할 수 있을는지.
우리 지역구 주민들의 숙원 사업인 공공보건의료대학과 병원의 설치가 자명한 이유가 여기에 있는 셈이다. 가뜩이나 인구 소멸로 인한 지역 간 불균형의 문제가 이제는 일상이 되어버린 현실에서 균형 발전은 말의 성찬이 아닌 실천 이어야 한다.
지면을 통해 다시 한번 친구의 쾌차를 응원한다.
최근 고추장 축제 참석차 순창을 방문하는 길에 벼멸구 피해가 극심한 구림면을 기별 없이 찾았다. 예상보다 훨씬 피해 면적이 넓었다. 눈을 의심할 정도의 현장을 目睹함에 가슴이 먹먹해진다. 경작지의 80%가 이미 정상적 수확이 불가능하다는 전언이다. 인근 임실이나 순창의 다른 지역도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유사 피해 지역이다.
피해 원인과 보상 대책은 지자체와 농협이 주도적으로 해결 의지를 보이겠지만 우선은 피멍이 들었을 農心을 위로하는 것이 人之常情임은 분명해 보인다. 관련 상임위가 아닌 관계로 자칫 월권으로 우려되기는 하지만 최선을 다해 피해 보상과 관련하여 힘을 보탤 생각이다.
논두렁을 지나는데 참새떼가 저녁이 오는 게 걱정이 되는지 부지런히 몸을 떤다. 흔들리는 갈대숲 사이로 솜털 같은 화분들이 격정적으로 흩날리며 하늘로 떠 오른다. 또 다른 생명의 바다로 나아 가는 게다.
세상은 이리 새로운 인연을 만드는 중이다.
바람이 없으면 무의미한 몸짓임을 또 한 번 느끼는 걸 보니 우리는 서로서로 관계한다는 달라이라마의 법어가 새롭다.
강천산 입구서부터 줄지어 선 소박하지만 자기 색이 분명한 아기단풍의 붉은 잎새처럼 여의도의 늦은 가을도 모두가 선망하는 가을이기를 소망한다.
박희승 / 국회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