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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승만 / 북일여고 교사 |
| ⓒ 순창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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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6월, 월드컵 축구가 또 돌아왔다. 올림픽처럼 4년마다 전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스포츠 빅매치로 공 하나를 놓고 공정한 규칙 속에 합법적으로 싸우는 국가 대항전이니 모처럼 구성원을 결집하고 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약 두 달 만에 순창을 찾았다. 산림 여기저기에 희끗희끗한 빛깔들과 거기에서 풍기는 진한 밤꽃향이 코끝을 자극했다. 담장과 길가에 핀 접시꽃, 달맞이꽃, 그리고 이름 모를 크고 작은 꽃들이 눈길 한번 주라며 소담한 자태를 뽐냈다. 여기저기 무리를 이뤄 감자 수확이 한창이었고, 모내기를 마친 논에는 물을 가득 머금은 채 모들이 쭉쭉 자라면서 벼로 거듭나려고 꿈틀거림을 하고 있었다. 한여름 같은 뜨거움을 한낮에 직면하다가 한밤중 초겨울 수준의 서늘함에 온몸의 신경들이 하루 사이에 이를 직면하는 게 맞나 싶기도 했다.
이번 고향 방문에는 풍구장터와 금과들소리현장공연을 직접 봤다. ‘제2회 풍구장터’라는 이름으로 토요일 오전 풍산면 산울림센터에서 진행되었다. ‘지역과 사람을 잇는 사회연대 경제 한마당’이라는 부제답게 지역 농민이나 소상인들이 정성스럽게 가꾸거나 취급하는 산물들을 가져와 각 부스에서 팔고 사는 행위가 자연스레 펼쳐졌다. 어머니를 모시고 가서 농산물(블루베리,가지 등)과 공산품(옷 2벌)을 샀다. 여기서 2가지 정보를 알게 되었다. 하나는 풍구라는 말이 궁금해서 담당자께 확인하니 ‘풍산 친구’의 줄임말이란다. 지난 5월에 이어 두 번째 행사이고, 앞으로 또 기회를 가질지는 모르겠단다. 또 하나는 이번 행사가 풍산면민들의 농촌기본소득 사용 장려책이라는 점이다. 면민들의 경우 순창읍에서는 사용이 안 되고 순창군의 다른 면을 포함하여 면 단위에서만 사용해야 하는데, 풍산은 고작 3곳만 사용 가능이어서 극히 제한적이라는 한계가 있단다. 이를 해소하고자 팝업스토어 개념인 장터를 열게 된 것이다. 좋은 정책이 실생활에 적용되는 데는 변수가 많음을 실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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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순창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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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창농요금과들소리전수관 야외공연장에서는 금과들소리보존회가 주관하는 제24회 현장공연이 펼쳐졌다. 올해에는 타 지역에서 6개 팀이나 왔다. 즉, 밀양백중놀이, 홍성결성농요, 고성농요, 화순능주들소리, 김제애밋들노래, 익산삼기농요 등이 함께 참여하여 풍성함을 더해줬다. 특히 외국인들과 타지역 학생, 학부모들도 직접 참여한 점이 눈에 들어왔다. 공연단과 자연스레 섞여서 비록 시연이지만 논에도 들어가 모를 심고 김매기 노래도 함께 하는 모습이 너무나 멋지고 농요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줬다. 각 팀의 공연 참가자들을 유심히 보니 고령자들이 대부분으로 보존과 계승의 어려움을 실감했다. 일부는 몸도 불편해 보였다. 그래도 전통을 이어가려는 구성원의 자부심은 느껴졌다. 뙤약볕 아래에서 굵은 땀방울을 쏟아내며 힘을 모아 구성지게 부르는 노동요와 신명나게 연주하는 풍물소리가 전수관 전체와 들녘에 퍼지고 구경꾼들의 어깨를 저절로 들썩이게 했다. 참으로 아름다운 조화요, 멋진 공동체 놀이 장면이었다. 갑자기 까닭 모를 눈물이 났다. 공연 구성원 중 검게 탄 80줄의 어르신께서 지게를 지고 맨발로 걸으며 시연하는 장면에 그만 감정이입이 된 것이다. 작고하신 아버지도 생각나고 우리네 촌부들의 힘겨웠던 노동이 집약돼 보인 것이다. 시대가 바뀌고 세대를 이어오면서 실생활에서는 보기 어렵기에 더 귀하고 찡하게 느껴졌다. 먼발치에서 그분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며 당장은 공연을 잘 마치기를 기원했고, 이 전통이 어떻게든 잘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도 투영했다.
이런 민속 공연의 백미는 뭐니 뭐니 해도 모두가 주인공이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열린 마당이라는 점이다. 객석과 무대가 따로 있지도 않고, 누구나 어떤 방식으로든 자유롭게 팔과 어깨를 흔들고 참여해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멋진 춤사위가 필요 없다. 공연자와 관람자의 경계도 없다. 함께 어울리고 어깨춤을 추고 해맑은 웃음을 주고받는 정겨운 시간, 빛나는 대동 세상의 모습을 목격했다. 공연의 여운을 오롯이 간직하며 가벼운 마음으로 나왔다. 이런 멋진 행사와 프로그램이 지역뿐만 아니라 전국, 아니 세계에도 널리 퍼져나갔으면 한다. 요즘은 한류가 대세이고, 관심사가 전방위적이니 관광객, 외국인 유인책을 잘 마련한다면 우리의 자랑스러운 대표 공연으로 계속 굳건해질 것 같다.
“♬♬♬오 헤~헤~에~~~라~ 상~사 뒤이허 허 뒤~~허어
먼데 사람 듣기 좋고 옆에 사람 보기도 좋네♬♬♬”
김승만 / 북일여고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