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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대영 / (전)한국식품연구원장 |
| ⓒ 순창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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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기관에 오래 있다 보니 영국, 프랑스, 미국 등 선진국을 포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개발도상국을 갔다 올 기회가 많았다. 이디오피아, 나이지리아 등 아프리카 국가 관계자들도 만날 기회가 있었다. 20년 전만해도 중국을 가면 그 지역의 교수, 시장, 당서기들을 만찬장에서 만나 이야기할 기회가 많았다.
서방 선진국들은 한국을 말할 때 항상 하는 말이 있다. ‘2차대전 이후 한국은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룬 유일한 나라다’라고 칭찬하며 그 이유를 찾으려고 한다. 그래서 서방선진국은 우리나라가 민주화를 이루어낸 과정에 주목한다. 40년 전부터 자원이 풍부한 개발도상국들은 일본과 한국을 본받아 자기 나라를 발전시켜야 한다고 한다. 특히 말레이시아는 ‘Look East’ 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걸고 한국을 말레이시아의 개발 모델로 삼았다. 일본보다 왜 한국에 관심이 많으냐 물어보면 일본의 발전기술을 들어와서 공장 짓는 것은 몰라도 자기가 본받을 나라 발전모델은 안된다고 하였다. 정확한 판단이다.
중국인들도 대한민국에 관심도 많고 그만큼 연구도 많이 하고 있다. 2005년 남경대학교에 갔을 때도 그 대학교 교수와 이야기 할 기회가 있었다. 중국 지식인들이 한국이 어떻게 민주화와 선진국가가 되었을까?에 대하여 많은 분석과 연구를 하였다. 그 분석이 아주 새롭다고 볼 수 없지만 중국이라는 사회주의 체제에서 연구되었다는 것에 매우 놀랐다. 또한 우리나라를 연구하는 사람이 많이 있다는 것에 놀랐다.
그들은 남한과 북한을 비교 분석하여 대한민국이 발전한 데는 두 가지 요인이 있다고 했는데, 하나는 지정학적 요인이고 다른 하나는 체제적인 요인이었다. 2차대전이 끝나고 한국이 남한과 북한으로 나뉘었는데, 북한은 소련이라는 공산주의체제(정치체제가 아님)를 하는 나라를 이웃으로 두었고, 남한은 일본이라는 산업주의(자본주의) 선진국가를 이웃 나라로 둔 지정학적인 요인이 가장 큰 이유라고 했다. 물론 체제의 문제를 이렇게 분석했을지 모르지만 박정희가 김일성보다 똑똑하다의 인물론적인 분석은 아니다. 내가 볼 때도 그 분석은 정확한 것 같다. 해방 후 우리나라 산업 발전은 자본 있는 사람들(아니면 자본을 독점한 세력)이 일본에서 배워와서(사실 배우는 것도 아님) 공장 짓고, 무었이든 물건 만들면 돈이 되는 시대였다. 이렇게 우리 경제가 발달하고 산업화된 것이다. 이것은 체제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 전쟁 당시에는 북한이 남한보다 훨씬 잘 살았다. 북한은 스탈린의 소련체제를 도입하다 보니 경제가 발전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사회주의 국가를 표방하는 나라에서 나온 분석이라 놀라웠다.
두 번째 요인으로 박정희 사망을 들었다. 그들은 민주화라고 이야기하지 않았지만 우리가 볼 때는 박정희 사망을 선진국가가 말하는 민주화의 개념을 이렇게 본 것같다. 박정희가 김재규의 총에 맞아 죽지 않았으면 대한민국의 발전에 막대한 장애요소로 남아 발목을 잡았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면서 ‘어쩌면 그렇게 적절할 때 박정희가 사라졌는지 대한민국에는 참 큰 행운이다’라고 말한 것이다. 공산당 체제에서 어떻게 이런 분석을 할 수 있을까 참 놀라웠다. 내 느낌에는 ‘박정희의 권위주의 체제가 18년이라는 기간에 마무리되지 않고 독재체제로 20-30년 길게는 40년 갔으면, 중국의 문화혁명과 같이 나라가 쑥대밭이 되었을 것이다’라고 이야기한 것 같았다. 중국 지식인들은 대한민국의 산업화와 민주화를 정확히 연구하고 분석하는 데, 우리나라는 사실을 정확히 보지도 못하고 거짓을 진실이라고 우기고 분열하는 것을 볼 때 참 안타깝다.
나라가 발전하려면 시대에 맞게 철학과 비젼을 갖는 지도자가 필요하다. 국민 소득이 50불이 안되어 백성들이 허덕일 때는 국민소득을 1천불로 시급히 끌어 올려줄 지도자가 필요하였다. 이 시기에는 대부분 돈만 끌어와 생산만 늘릴 수 있으면 되었기 때문에 권위주의 지도자가 되어도 상관없다. 그러나 이러한 권위주의적 지도자로서는 소득 1천불에서 1만불로 끌어 올릴 수 없다. 왜냐하면 국민소득 1천불에서 1만불로 끌어 올리려면 무조건 공장을 짓고 생산만 한다고 해서 될 수가 없다. 팔리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1천불에서 1만불로 소득이 올라가려면 반드시 경쟁해야 한다.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것은 노동력도 중요하지만 아니라 기술이 더 중요하다. 또한 소득분배, 즉 노동자의 월급이 따라 올라가지 않고는 1만불 시대가 올 수 없다. 그래서 국민화합, 충효 등 전체주의가 필요하고 비리와 특혜로 기술개발을 가로막고 인건비를 억눌르는 노동력으로만 경쟁하려는 박정희 체제로는 절대 1만불시대를 열 수 없다.
중국학자의 말대로 박정희가 적절하게 사라져 주어서 우리는 빠른 시일내에 소득 1만불 시대를 열었다. 이 1만불 소득시대에서 소득 2-3만불로 가려면 새로운 파라다임이 필요했었다. 그렇지만 다행히도 우리나라는 열심히 사는 국민들의 노력과 재벌의 사업확장으로 소득 2만불시대를 열 수 있었다. 그러나 2만불시대를 도달하고 나서 한국전쟁이래 최대의 위기인 IMF를 1997년에 맞았다. 그러나 개인의 희생의 강요와 자본에 의한 가치 없는 사업확장은 2만불시대에서 3만불시대로의 도약하는 국가경쟁력이 없었다. 우리나라는 대개혁 없이는 새로운 도약을 할 수 없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소득 2만불시대 이 문제를 해결한 사람이 김대중이다. 정보화시대, 문화개방을 통한 IT, 문화 (K-팜, K-푸드, K-드라마)로 우리나라 국격을 한 단계 올려놓았다.
그러면 2025년 소득 3만5천불에 오랫동안 정체되어 있는 현재 대한민국에는 어떤 지도자가 필요한가? 대한민국을 소득 5만불 시대를 이끌 지도자가 필요하다. 국가 일체주의가 아닌 다양성의 민주주의, 산업주의가 아니라 개성과 문화와 어울리는 경제, 생산이 주가 아니라 소비를 통한 경제발전을 도모하고, 기계가 주가 아닌 사람이 주인이 되는 세상, 기술효율이 아니라 서로 연결과 나눔 기술의 개혁이 필요하다. 산업주의가 아닌 새로운 패러다임을 이끌 전략과 비젼을 갖는 지도자가 필요하다. 통일 없는 인구 5천만명으로 줄어드는 국가로는 선진국이 될 수 없다. 공장 짓거나 기업 유치의 산업주의가 아닌 AI 시대에 어떻게 세계를 리드하는 전략없이는 5만불 시대를 이끌 수 없다. 국민의 행복 없이는 소득 5만불은 무의미하다.
요즈음 지방소멸시대를 자주 이야기하고 전략과 대책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이들 전략을 자세히 보면 다른 지역과 똑같다. 한다. 오히려 지방이 잘 사는 전략이 아니라 행정기관 소멸이 지방소멸인 것처럼 둔갑하여 행정기관 소멸 위기의 대책만 세운다. 진정한 미래 지방소멸시대에 순창이 행정기관으로 소멸되지 않도록 발버둥치는 전략이 아니라 피할 수 없는 행정기관 소멸이후의 순창이 잘 사는 전략이 필요하다. 순창이 순창군민이 행복하게 소득 5-6만불시대를 주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남들과 똑 같은 전략으로는 안된다. 순창군의 역사와 개성을 살리고 다양한 음식과 문화로 순창이 잘 사는 전략을 도모해야 한다. 스위스와 같은 농촌이 어떻게 잘 사는지 한번 보앗으면 한다.
권대영 / (전)한국식품연구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