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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포커스 출향인

‘법원개혁’의 화두

순창신문 기자 입력 2025.05.14 10:32 수정 2025.05.14 10:32

↑↑ 이진우 / 법무법인 다일 공동대표변호사
ⓒ 순창신문---


당사자와 ‘함께’ 법원에 가는 경우가 가끔 있습니다. 형사사건의 경우 응당 당사자와 함께 변호인이 참석해야 하고, 민사사건의 경우에는 대리인인 변호사가 재판에 참석하게 되면 당사자는 참석하지 않는 것이 통상적이지만 재판진행상황을 당사자가 직접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싶어하시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경우 당사자는 필요 이상으로 긴장한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기도 할 것입니다. 형사사건의 경우 자칫 ‘판사’라고 하는 타인의 결정에 의하여 자신의 신체가 강제로 구금될 수도 있는 것이고, 민사사건의 경우에도 ‘판사’라고 하는 타인의 결정에 의하여 엄청난 돈을 상대방에게 물어주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많게는 하루에도 몇 번씩 바쁘게 법정에 드나들어야 하는 변호사의 입장에서는 그 재판이 형사재판이건 민사재판이건 크게 긴장할 일은 없습니다. 신입변호사의 입장에서야 재판절차 진행에 익숙하지 않으므로 초등학교 시절 ‘숙제검사’ 받는 기분으로 재판에 들어가겠지만, 벌써 법조짬밥이 24년째 들어서는 제 입장에서는 의도하지 않게 재판시간에 좀 늦어버리는 경우가 아닌한 크게 긴장할 필요없이 제법 여유를 부리면서 재판에 들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법원에는 다양한 직군의 사람들이 존재합니다. 판사에서부터 참여관, 실무관, 법정경위, 속기사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이 ‘법원’이라는 조직을 중심으로 당사자들이 ‘적정할 절차에 따른’, ‘올바른 결과’를 도출해줄 것을 소송의 방법을 통하여 요청한데 대하여 해답을 내놓기 위하여 노력합니다. 최소한 제가 개인적으로 아는 사람들, 그리고 24년째 변호사 일을 하면서 직접적으로나 간접적으로 보게 된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의 자리에서 부끄럽지 않게 열심히 일을 해왔다고 저는 자평합니다.

지난 1월에 서울서부지방법원이 윤석열에 대한 법원의 구속영장 발부로 인하여 ‘폭도’들에 의하여 무참하게 유린되었고, 그러한 모습이 실시간으로 텔레비전을 통하여 전달되는 것을 보면서 제가 매우 비분강개할 수 밖에 없었던 것도 그러한 제 생각때문이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일이 법원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의 마음에 큰 상처가 되지는 않을까 걱정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번 이재명 민주당 대통령후보에 대한 공직선거법위반의 대법원의 판결을 지켜보면서 지난 서울서부지방법원 사건때 가졌던 법원에 대한 ‘측은함’이 오히려 ‘분노’로 바뀌었습니다. 아무리 선출되지 않은 권력이라고 하더라도 대한민국의 권력의 중추에까지 오른 대법원장과 대법관이 재판기록 자체를 읽지않고 재판에 임했다는 합리적인 비난에 맞닥드렸기 때문입니다.

대법원 내부직원의 폭로에 의하면 무려 6만페이지에 달하는 재판기록이 전자문서화된 사실 자체가 없다고 하고, 그렇다면 그 훌륭한 ‘대법관님’들은 그 엄청난 분량의 기록을 종이기록으로 보았다는 말일까요? 아니면 재판기록 자체를 읽지도 않고 대법관 밑에 있는 부장판사급 재판연구관의 보고서에만 의존하여 불과 며칠만에 그런 엄청난 결론을 도출해내었을까요?

이번 대법원판결에 대하여는 그로 인한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여지고, 그러한 후폭풍은 결국 ‘법원개혁’의 방향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곧 들어서게 될 민주정부에서는 이러한 선출되지 않은 권력인 법원, 특히 대법관의 구성이나 선출방식 등에 대하여 합리적인 토론의 과정을 통하여 국민의 비판과 견제가 가능하도록 많은 논의가 진행되기를 기대합니다. 또한 그러한 과정에서 현재 민사사건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소송물가액 3,000만원 미만의 소액사건을 담당하는 재판부 역시 대폭 증설하여 변호사선임없이 자신이 직접 재판을 수행하는 소액재판이 보다 실효성있게 진행되어, 판사가 당사자의 이야기에 보다 귀기울일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 역시 마련되기를 희망해봅니다.

윤석열의 엉뚱한 비상계엄 선포가 결국은 법원개혁의 화두까지 던져준 듯 합니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이진우 / 법무법인 다일 공동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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