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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마우지 가가리 / 동화작가 |
| ⓒ 순창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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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을 지나 어김없이 찾아오는 3월1일. 올해도 전국 곳곳에서 3.1절 기념행사가 개최되었다. 순창군에서도 3.1운동의 의미를 되새기고, 순국선열과 애국지사의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향토회관에서 3,1절 행사를 개최했다.
한국에는 여러 기념일이 있지만 나에게 삼일절은 특별한 날이다. 일본인이기 때문에 느끼는 남다른 감정도 있지만, 무엇보다 필자가 태어난 생일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살았을 때는 그냥 평범하고 기쁜 날이었던 3월1일이. 한국에 건너와서는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날이 되었다.
이제 한국에 온지 30년이 넘었지만 지금도 잊지 못하는 일은 한국에서의 첫 생일을 경기도에서 맞이했을 때다. 내가 외출하려고 하니까 아는 대학생이 “누나 오늘은 되도록 밖에 안 나가는 게 좋을 거예요. 위험할 수도 있거든요.”라고 말하는 거였다. 텔레비전에서는 유관순 열사의 오래된 흑백 영화가 상영되고 있었고, 밖에서는 시위가 한창이었다. 그날 나는 주변 사람들에게 차마 내 생일이라는 말도 못하고, 약간의 공포심과 불안함이 섞긴 혼란스러운 마음으로 하루를 보냈었다.
그 후 오랜 시간동안 매년 맞이하는 생일을 죄스러움과 우울함 속에서 보냈었다.
그런데 해를 거듭할수록 필자의 생각이 변해갔다. 과거에 이미 저지른 일본의 잘못은 필자로서는 어떻게 할 수 없는 일이지 아닌가. 그것보다 앞으로 나 자신이 한국사회에서 어떻게 살아갈까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일본과 한국뿐만 아니라 가까운 나라일수록 역사적으로 얽히고 설킨 많은 사연들이 있기 마련이다. 유럽을 보더라도, 중동지역을 보더라도 마찬가지다. 지금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의 전쟁 등 세계 곳곳에서 전쟁으로 인한 상처들이 치유되지 못한 채 갈등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무기로 인한 전쟁도 문제이지만 한일관계에서는 정치적인 문제가 셀 수 없이 터져 나온다. 그 때마다 마음이 아프지만 필자 같은 평범한 시민들은 나라 간에 복잡하게 얽힌 이해관계와 외교 부분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것이 답답한 현실이다.
그렇지만 민간 차원에서는 두 나라의 관계가 좋아지도록 노력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보았다. 평화로운 지구촌을 만들어가야 하는 이 시점에서는 과거에 일본의 잘못한 행동들을 부정하지 않고 인정하고 다시는 그런 역사를 반복하지 않도록 먼저 재한 일본인인 우리들이 반성하는 마음을 가져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일본에서는 제대로 알지 못했던 한일 간의 역사와 한국문화를 이해하고, 가정에서 시부모님을 모시고, 자녀들을 잘 키우는 것. 그리고 지역사회에서는 봉사단체 등에 들어가 한국 사람들과 어울려서 봉사하고 있는 것도 작지만 평화의 씨앗을 뿌리고, 키우는 일이라 생각된다.
이미 한국 땅에 정착해 많은 노력을 하면서 두 나라를 잘 아는 재한 일본인들이 지역사회에서 각자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여 다리를 잇는 민간외교관 역할을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3,1절을 맞이하여 다시 한 번 그런 다짐을 해본다.
야마우지 가가리 / 동화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