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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 정 환 / 광주광역시북구 마을자치도시재생센터 대표이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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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정원산업박람회가 올해는 서울에서 있었다. 약 780만명의 방문객이 다녀갔다고 알려졌다. 순천, 울산, 세종 그리고 다시 순천에 이어 서울이 그 바통을 이어받았다. 2025년은 진주시가 정원열풍에 가세하게 된다.
현재 순창군에는 2개의 민간정원이 있다. 쌍치면 애재원은 순창의 민간정원 1호다. 2021년에 산림청 등록을 득했다. 이어서 유등면 초연당이 2023년에 이름을 올리면서 두 번째 민간정원이 탄생했다.
수목원·정원의 조성 및 진흥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정원은 국가정원, 지방정원, 민간정원, 공동체정원, 생활정원, 주제정원 등로 구분한다. 산림청 정원 조성·운영 현황에 따르면 2024년 10월 31일 기준 국가정원, 지방정원, 민간정원은 166곳이 등록 운영 중이다. 이 가운데 국가정원은 순천만국가정원, 태화강국가정원 2곳, 지방정원은 담양군 죽녹원, 정읍 구절초정원, 광주호 호수생태원 등 총 12곳에 달한다. 애재원과 초연당과 같은 성격의 민간정원은 총 152곳으로 전국 6개 권역에 고루 분포돼 있다. 앞으로도 정원은 계속 늘어날 전망으로 보인다. 지역의 자연 자원을 활용하기 위한 노력이 각 지역마다 경쟁적으로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국공립이든 민간이든 양적 성장과 동시에 관람객들의 문화수준에 맞는 질적으로 우수한 수목원과 정원의 등장은 반가운 일이다.
이런 가운데 순창군에도 반가운 변화가 있다. 순창군이 전라북도 문화재자료 제67호인 귀래정 일대 3.0ha를 이른바 숲 정원으로 조성에 나선 것. 2022년 8월 1.4ha 규모에 여암 신경준 선생의 저서 ‘순원화훼잡설(淳園花卉雜說)’을 참고해 손수 가꾸었다는 정원을 최대한 비슷하게 복원함과 동시에 수수꽃다리 등 2만 5,900주를 식재하고 백두대간을 테마로 한 산책로를 조성하고 지난해에는 추가로 1.6ha 부지에 배롱나무 등 4만 6천여 주를 식재하고 다양한 편의시설을 확충해 순창읍에서 걸어서 방문 가능한 정원이 탄생한 것이다.
‘순원화훼잡설(淳園花卉雜說)'이 순창 지역사회에 알려진 것을 최근의 일이다. 필자가 활동하고 있는 옥천문화연구원이 지난 2020년 ‘2020 섬진강 학술세미나 - 순창의 화훼기록의 가치와 활용’을 통해 순원화훼잡설을 순창에 최초로 공개 조명한 것이 그 시초다. 이후 순창군이 2022년, 2023년 여암유고에 수록된 여암 신경준 선생의 정원을 복원하는 동시에 순창의 문화자원 활용한 숲 정원이 ‘순원(淳園)’이라는 이름으로 조성되는 초석이 된 것이다. 순원화훼잡설은 18세기 대표 실학자 여암(旅庵) 신경준(申景濬ㆍ1712∼1781)의 저서 여암유고 제10권 잡저4에 연꽃과 난초ㆍ매화ㆍ국화ㆍ철쭉ㆍ앵두ㆍ모란ㆍ작약ㆍ대나무ㆍ백일홍 등 이름조차 알 수 없는 33종의 꽃과 꽃나무를 기록한 순창의 정원기록문화유산이다.
앞서 산림청에 등록된 국가정원, 지방정원, 민간정원이 총 166곳이나 된다고 밝혔지만 이들 정원은 하나같이 순창의 순원과 같은 순원화훼잡설과 같은 기록문화유산에 근거해 출발한 것과는 거리가 있다. 국가정원인 순천만국가정원, 태화강국가정원도 그 출발부터가 순창의 순원의 뿌리와는 비교가 불가하다. 그럼에도 현재 조성을 완료한 순원의 출발은 기록에 근거해 복원 등의 과정을 거쳤다지만 과제도 많아 보인다. 군위군에 위치한 수목정원인 ‘사유원(思惟園)’이 순창 순원이 안고 있는 과제를 풀어 줄 좋은 사례가 아닐까 싶어 소개한다.
‘사유원(思惟園)’은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 상을 받은 알바로 시자를 비롯한 한국을 대표하는 건축가 승효상, 최욱과 더불어 조경가 정영선과 서예가 웨이량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사유원 조성에 참여했다는 사실만으로 화제성이 강렬한 공간이다. 그 규모만도 70만㎡다. 철강유통회사인 TC태창 유재성 회장이 설립자다. 2006년 일본으로 밀반출될 뻔했던 모과나무 네 그루를 구입해 옮겨 심은 것이 사유원의 시작이다. 사유원의 이름도 국보 83호 금동반가사유상(金銅半跏思惟像)에서 유래했다는 점도 이목을 끈다. 사유원은 무료가 아닌 유료로 운영된다. 그것도 예약제다.
이런 사유원과 순창의 순원을 대비해 보는 이유는 간단하다. 사유원이 설립된 지 20년도 되지 않았지만 관광과 문화산업적 측면과 지역주민 인구 23,000명 수준의 군위군이 앞으로 정원 하나로 지역브랜딩이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 분명하기 때문이다. 삼국유사의 고장 군위군이 사유원과 만나서 군위군의 지역 인지도와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리고 있는 것은 말해 무엇하겠는가.
순창에도 규모면에서는 사유원과 비교가 되지 않지만 ‘순원’이라는 문화유산자원, 지역브랜딩 요소를 발굴한 것은 고무적이다. 이제는 사유원 사례 등에 견주어 동(東)에 사유원, 서(西)에 순원이라고 할 만한 지역브랜딩 구축사업을 시도해 볼만하다. ‘순원’이 단순히 과거 순창의 기록문화유산에서 이름만 빌려 온 수준에서 특별할 게 없는 정원조성사업에만 그친다면 그것은 순창군의 길도, 순창군민의 길이다 아니라고 생각한다. ‘순원’을 순원답게 하기 위한 순창군민의 높은 주민력은 결국 주민 스스로의 절실한 공부에서 나온다. 꽃 피는 봄이 오면 사유원 답사부터 가자!
설정환 / 광주광역시북구 마을자치도시재생센터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