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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순창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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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를 모시고 1박 2일 여행을 다녀왔다.
그것도 배우자와 자녀를 빼고 온전히 3남 1녀의 자식들끼리 함께 한 시간이었다.
생각해 보니 이런 5명의 여행 조합은 처음이었다. 그래서 제목도 ‘첫 여행’이라 명명했다.
지난 4월말(금요일 밤) 고향집에 4명이 시차를 두고 도착했다. 도시에서 서로 떨어져 지내다 보니 자주 만나기 어려웠는데, 어릴 적 기분이 떠오르고 처음으로 여행 간다는 설렘으로 들뜬 기분이었다.
막걸리로 내포를 형성하고 회포도 풀며 여행 전날을 마무리했다.
드디어 1박 2일의 여행... 행선지는 경남 남해군.
네 명의 자식들은 각자의 역할을 미리 설정해 두었다. 막내가 준비해온 단체 티셔츠를 입고 마당에서 인증샷을 찍고 본격 여행 시작을 알렸다.
운전 담당인 남동생이 운전대를 잡더니 유에스비에 담아온 트로트 300곡 정도를 틀기 시작했다.
노래를 좋아하는 어머니를 배려한 조치로 우리는 차 안에서 큰소리로 따라 부르며 일체감을 느꼈다. 그간의 스트레스도 풀리고 일상에서 벗어난 해방감도 느끼며 봄 기운이 완연한 남해로 접어들었다.
이후의 모든 일정이 순조로웠다.
다랭이마을에 가서 멋진 바다 풍경과 삐뚤빼뚤한 논밭, 추억이 생각나는 골목길, 아기자기한 마을 구석구석을 살폈고, 우연히 길을 착각하여 가게 된 사천 바다케이블카를 타고 바다와 산을 오가며 드넓은 바다와 여기저기에 놓인 섬들을 조망했다.
지역 음식인 멸치회무침과 멸치쌈밥으로 점심을 먹고 상주은모래해변에 가서 동심으로 돌아가 장난도 치고 발도 담그는 등 여유를 부렸다.
독일마을 아래에 잡은 한옥 펜션에 묵으면서 음식을 차려 밥과 술, 그리고 이야기꽃을 피우며 가족의 정을 돈독히 했다.
다음날 아쉬움을 뒤로 하고 한옥 펜션을 나와서 금산 보리암으로 향했다. 총 3번의 요금을 내는 점이 어색했다.
주차장부터 힘겹게 걸어 오르시는 어머니를 부축해서 기어이 해수관음상까지 가서 점등하고 남해의 아름다운 매력에 흠뻑 취했다. 나와 형님은 금산 정상까지 올라서 색다른 눈높이로 아래를 굽어보다가 내려왔다.
어머니께서는 우리들에게 부담을 지우지 않으시려고 막내와 후다닥 내려가셨고, 꾸물거리던 세 형제는 머쓱하니 내려가면서 어머니의 속정에 다시금 숙연해지기도 했다.
이렇듯 알차게 여행을 했다.
여행 내내 함께 노래하고 이야기하고 장난치고 많이 웃었다. 묵은 체증이 내려가는 것 같았고, 그동안 쌓지 못한 가족애와 형제애를 쌓으며 매년 정기 모임을 갖기로 결의를 다지기도 했다.
어머니께서 건강을 유지하는 한 최소 1년에 한 번씩 이런 조합으로 여행을 가자고 한 것이다.
여행을 끝내고 서울로 올라오는 길에 급하게 밭에서 따온 두릅의 향이 차 안 가득 퍼졌다.
김승만 / 북일여고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