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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의 울림, 순창 청소년들이 피워낸 무지갯빛 국악 가락

순창신문 기자 입력 2026.10.15 16:52 수정 2026.10.15 04:52

↑↑ 김희선 (순창군 팔덕면)
ⓒ 순창신문


농촌유학 3년 차.

순창으로 농촌유학을 오면서 우리 가족에게는 새로운 일상이 시작되었습니다. 낯선 곳에서 아이들이 잘 적응할 수 있을까 걱정도 많았지만, 순창에서 만난 사람들과 다양한 경험은 아이들에게 특별한 시간을 선물해 주었습니다.

그중에서도 아이들이 매주 일요일을 기다리는 시간이 있습니다. 바로 순창청소년무지개국악오케스트라 수업입니다.

순창군과 순창교육지원청, 순창군청소년수련관 협력으로 “순창청소년무지개국악오케스트라”는 올해로 10년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전문 강사진의 지도 아래 아이들은 가야금, 거문고, 해금, 피리, 대금, 타악 등 다양한 국악기를 배우며 우리 음악을 몸과 마음으로 익혀가고 있습니다.

저는 순창북중에서 태평소와 피리를 연주하는 김세헌, 팔덕초에서 피리를 연주하는 김주헌의 엄마입니다.

아이들이 국악을 처음 만난 것은 2024년이었습니다. 처음에는 국악이 낯설고 어려웠습니다. 악기를 잡는 것도 서툴렀고 연습이 힘들다며 투덜거리기도 했습니다.

그런 아이들이 매주 일요일 선생님들과 만나 조금씩 소리를 만들어갔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연주곡을 흥얼거리기 시작했고, 스스로 국악 연주를 찾아 들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의 말도 달라졌습니다.

“이번에는 이 부분을 잘 연주하고 싶어.”

음악을 잘 연주하는 것만이 목표가 아니었습니다.

친구의 소리를 들어야 내 소리가 살아난다는 것을 배웠고, 혼자 잘하는 것보다 함께 맞춰가는 기쁨을 알게 되었습니다. 틀려도 다시 해보고, 잘되지 않는 부분을 반복하며 끝까지 해내는 힘도 배웠습니다.

무엇보다 기억에 남는 것은 무대 위의 아이들입니다.

평소에는 장난기 가득한 아이들이 악기를 들고 진지한 표정으로 서로의 소리를 듣고, 지휘자의 손끝을 바라보며 한 곡을 완성해 갑니다. 연주가 끝난 뒤 아이들의 얼굴에 번지는 뿌듯한 미소를 바라보면 부모로서 가슴이 벅차오릅니다.

‘내가 해냈다’는 경험은 아이들에게 오래 남을 것입니다.

그 과정에는 아이들을 기다려주고 이끌어주신 많은 선생님들이 계셨습니다. 악기를 가르쳐 주신 국악 강사진, 아이들을 세심하게 돌봐주신 수련관 선생님들, 그리고 아이들의 서로 다른 소리를 하나의 음악으로 만들어 주신 지휘자 선생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이러한 경험이 가능하도록 지원해 주신 순창군과 순창교육지원청에도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농촌유학을 와서 아이가 공부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문화와 예술을 만나고, 친구들과 함께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은 부모로서 참 감사한 일입니다.

특히 국악은 단순히 악기를 배우는 경험을 넘어 아이들에게 ‘함께 살아가는 법’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아이들은 훗날 순창을 떠나더라도 이 시간을 기억할 것입니다.

친구들과 악기를 배웠던 일요일, 서툰 손으로 처음 소리를 냈던 순간, 함께 무대에 올랐던 날을 말입니다.

그래서 한 가지 바람이 있습니다.

10년 동안 이어온 이 소중한 오케스트라가 앞으로도 아이들의 곁에 오래 남아주었으면 합니다.

아이들이 계속 꿈을 키워갈 수 있도록 안정적인 예산과 전문 인력, 마음 놓고 연습할 수 있는 공간과 환경이 꾸준히 뒷받침되기를 바랍니다. 좋은 교육은 한 번의 지원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관심과 기다림 속에서 아이들의 삶에 뿌리내리기 때문입니다.

무지개가 아름다운 것은 서로 다른 색깔이 어우러져 하나의 빛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순창의 청소년들도 저마다 다른 빛깔을 가지고 있습니다. 가야금의 맑은 소리도, 피리의 힘찬 소리도, 장구의 신명 나는 울림도 서로 다르지만 함께할 때 하나의 아름다운 음악이 됩니다.

처음에는 서툴렀던 아이들의 손끝에서 이제는 아름다운 국악의 선율이 흐르고 있습니다.

그 소리를 들으며 생각합니다.

아이들의 작은 선율 하나하나가 순창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소리가 아닐까.

아이들의 꿈이 중간에 멈추지 않도록,
순창에서의 소중한 경험이 더 많은 아이들에게 이어질 수 있도록,
우리 어른들이 함께 지켜주었으면 좋겠습니다.

10년 동안 아이들의 곁을 지켜온 순창군과 순창교육지원청, 열정으로 지도해 주신 국악 강사진, 그리고 순창군청소년수련관 관계자분들께 다시 한번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아이들의 선율이 멈추지 않고 오래도록 순창에 울려 퍼지기를 바랍니다.

농촌유학으로 시작된 순창과의 인연은 이제 우리 가족에게 ‘아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곳’, 그리고 ‘오래 머물고 싶은 곳’이라는 믿음이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아이들이 무지개국악오케스트라와 함께 저마다의 빛깔을 키워가는 모습을 오래도록 지켜보고 싶습니다.

순창의 아이들이 만들어가는 아름다운 울림이 앞으로 10년, 또 그 너머까지 이어지기를 소망합니다.

순창청소년무지개국악오케스트라는 매주 일요일(15:00 ~ 17:00)에 순창군청소년수련관에서 강습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자세한 문의 사항은 063-652-1318(활동팀)로 주시면 안내드리겠습니다.

김희선 (순창군 팔덕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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