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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순창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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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창군은 지난 14일 순창군 가족센터 1층 가족누리터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기념행사를 열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억하고 평화와 인권의 가치를 되새기는 자리를 처음 마련한 것이다.
이날 행사에는 조광희 순창군 부군수를 비롯해 오수환 순창군의회 의장과 장승필 전북특별자치도의원, 사회단체장, 주민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추념식과 묵념을 통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아픔을 되새기고, 사진전시와 추모공연 등을 통해 기억의 의미를 나눴다.
특히 일본인 등 다문화가정 구성원들로 이뤄진 ‘참사랑합창단’과 ‘버들피리 하모니카 동호회’가 추모공연을 펼쳐 참석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했다.
8월 14일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이다. 1991년 8월 14일 고(故) 김학순 할머니가 자신의 피해 사실을 공개적으로 증언하면서 오랫동안 침묵 속에 묻혀 있던 역사가 세상에 알려지는 계기가 됐다. 이후 다른 피해자들의 증언이 이어지면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우리 사회가 함께 기억하고 해결해야 할 역사적 과제로 자리 잡았다.
순창의 기억은 이번 행사가 처음이 아니다. 순창군은 지난 2017년 11월 28일 일품공원에 ‘평화의 소녀상’을 건립했다. 당시 소녀상 건립에는 지역 주민들이 뜻을 모았다. 주민들이 십시일반 성금을 보태며 직접 기억의 공간을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순창군은 이후 관련 조례를 마련하는 등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억하고 평화와 인권의 가치를 이어가기 위한 기반을 마련해왔다. 올해 처음 열린 기림의 날 행사는 그동안 이어온 기억의 노력을 한자리에서 되새기는 자리였다.
이날 행사에서 조광희 순창군 부군수는 “세월이 흐른다고 아픔과 역사의 진실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며 “우리는 그 기억을 바르게 이어가고 미래 세대에 전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기림의 날 행사를 통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분들께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기를 바란다”며 “아픈 역사를 잊지 않고 기억함으로써 군민들이 올바른 역사관을 확립하고 평화와 인권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오수환 순창군의회 의장은 평화의 소녀상 건립 당시를 돌아보며 “소녀상은 지역 주민들이 십시일반 호주머니를 털어 세운 기념비”라고 의미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여성가족부에 등록된 피해자 가운데 현재 생존해 계신 분들이 많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등록된 피해자들뿐 아니라 가족과 친척들의 명예 등을 이유로 세상에 자신의 아픔을 드러내지 못한 분들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만큼 역사를 제대로 기억하고 올바른 역사인식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장승필 전북특별자치도의원도 “기억한다는 것은 단순히 과거를 되돌아보는 일이 아니라 다시는 같은 아픔이 반복되지 않도록 미래를 지키는 일”이라며 “아픈 역사를 증언하고 용기 있게 진실을 세상에 알린 피해자분들에게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우리가 마주하는 소녀상 역시 우리에게 잊지 말고 평화를 지켜달라고 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행사장 밖 일품공원에 자리한 평화의 소녀상은 지금도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다. 누군가의 지시로 세워진 것도, 거대한 예산으로 만들어진 것도 아니다. 지역 주민들이 작은 정성을 하나둘 보태 세운 소녀상이다. 그래서 순창의 소녀상에는 역사적 비극을 기억하겠다는 지역사회의 의지가 더욱 선명하게 담겨 있다. 올해 처음 열린 기림의 날 행사는 그 소녀상이 전해온 메시지를 다시 꺼내는 자리이기도 했다.
순창이 이날 꺼내 든 기억은 과거에 머무르지 않는다. 피해자들의 아픔을 기억하고, 인권과 평화의 가치를 되새기며, 같은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다음 세대에 전하는 일로 이어지고 있다. 소녀상은 오늘도 그 자리에 앉아 있다. 그리고 순창은 올해 처음 마련한 기림의 날을 통해 그 소녀상이 전하고 있는 ‘기억하자’는 메시지에 다시 한 번 응답했다.
/ 이기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