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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창 정신이 있는가?

순창신문 기자 입력 2026.08.10 13:52 수정 2026.08.10 01:52

↑↑ 권대영 / (전)한국식품연구원장
ⓒ 순창신문


1960년대에는 달력이 품귀하여 새해가 되면 정치인들이 한 장짜리 달력을 동네 각각 집마다 돌렸다. 아마 그때는 달력을 돌리는 것이 불법인지 합법인지조차도 모르는 시대였을 것이다. 달력을 받은 집에서는 달력을 각각 방의 벽에다가 발라 벽지로 활용하였다. 달력은 정말 자기 홍보하기에는 최고였던 시대인것 같았다. 나의 기억 속에는 최초 달력은 임차주 국회의원 달력이 기억나고 가장 인상 깊었던 달력은 김병오 대법원장과 홍영기 변호사와의 달력이 같이 붙어있었다. 4.19 이후 김병로 선생과 홍영기 의원의 국회의원 대결로 기억한다. 그 다음에는 임실 출신 한상준, 이정우의 달력이 기억나며 손주항의 경우 달력 하나로 국회의원이 되었다고 한다. 홍영기 의원이 순창군을 대표하는 마지막 국회의원이었다. 물론 내가 학교 다닐적만 해도 순창군에 대통령 선거유세로 후보들이 올 때 있었고, 유세할 때 10만 순창군민 여러분 하면서 후보들이 포효할 때도 있었다. 홍영기 의원은 박정희 구데타로 채 1년이 안 되어 그만두었다.

순창군은 5.16 구테타 이후로는 국회의원 단독 선거구를 가져본 적이 없다. 당연히 순창군 출신 단독 선거구 국회의원도 없었다. 물론 많은 사람들이 고향을 떠나 도시로 가고 아이가 태어나지 않아 인구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군사정권하에 임실군과 합쳐서 한 선거구를 만들고, 유신정권하에는 남원·임실·순창과 합쳐 중선거구를 만들어 국회의원을 뽑고 최근에는 여기에 장수까지 합쳐서 한 선거구를 만들어 국회의원 한 명을 뽑으니, 순창군 출신 단독 국회의원은 있을 수 없었다. 당연히 순창군 존재감이나 정신이나 철학은 있을 수 없었고 그에 따른 발전계획이니 방향도 없으니 순창의 정치는 토호 세력의 이권광장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당연히 순창 정신을 말하거나 철학이니 미래나 가치, 발전을 이야기하는 사람은 설 자리가 없어졌다.

지난 호에 내가 볼 때는 순창군은 진보를 추구한다고 하면서도 군민의 행태는 순창이 제일 싫어하는 어느 지역보다 오히려 더 보수적이라고 지적한 적이 있다. 이 지적은 선거가 끝나고 몇 달이 지난 지금 틀리는 말은 아닌 것 같다. 과연 순창군은 서로 소중히 여기고 보존해야 할 정신이나 미래의 발전을 위해 키워나가야 할 가치가 있는가? 있다면 순창군의 정신이나 가치를 하루빨리 세워야 할 것 같다.

기댈 가치나 정신이 부족하니, 순창군민의 정신이나 순창의 발전 비젼에 따라 뭉치지 못하니 조그만 이익이라도 서로 달라붙고, 네편내편 편가르기 하고 일단 편을 먹으면 상대편 이기기 기술은 보수 어느 지역보다 능수 능란하고 심한 것 같다. 특히 미래 발전 정신이나 비젼이 부족하니 파이(먹을 것)는 커지지 않고 갈수록 나누어 먹을 떡이 작아지니 그 싸움은 더 심해지고 치열해지는 것 같다. 싸울 때 싸우더라도, 진실에는 순종해야 하고 데이터에는 수긍해야 하고 원로들에 말에 귀담아들어야 할 풍토를 키워야 한다. 아무리 힘들어도 서로 편은 가르기는 하지 말아야 하는데 너무나 쉽게 편을 갈라 물리력으로 해결하려 한다. 상대방을 진실로, 데이터로, 논리로 설득하기보다는 편을 갈라 숫자로 또는 물리력으로 해결하는 것이 민주주의라고 잘못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진실과 소신을 말하기에는 주저하고 상대방 눈치 보는 데 익숙하고 일단 편이 갈라지면 어떻게든 법의 테두리를 쳐, 양심과 도덕, 진실과 화합을 파괴하는 일을 서슴없이 행하고 더 나아가서는 승자로서의 희열과 차별을 즐기는 자들의 행태를 똑같이 따라 하고있는 것을 볼 때는 섬뜻함을 느낀다. 미디어가 발전한 AI 시대에는 상대방 이기기 아니 상대방 죽이기가 발전하여 너무 다양하고 쉽고 심지어는 폭발적/폭력적이기 때문에 매우 신중해야 하며 함부로 시도해서도 안된다.

이렇게 된 이유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순창군의 발전이 더디어 먹을 것이 커지지 않아 먹고 살기 힘들어지고, 여유가 없어져서 결국 순창이 돈이 지배하는 사회가 어느 순간에 되어 버린 것이다. 그러니 조그마한 이익에도 죽기 살기로 달려들고 편을 갈라 부딛히는 것이 일상화된 것이다. 존경받을 원로가 존재하지 않는 사회의 문제이기도 하다. 사회가 발전하려면 사회 전반에 공감과 보편, 자유와 다원에 대한 민주주의 인식이 지배하는 데 오히려 이러한 의식은 없어지고 승자와 패자만 남는 것이 민주주의라고 잘못 인식되기 때문에 통합되지 못하고 발전이 더딘 것이다. 어느 지역이나 커뮤니티가 발전하려면 비젼을 가진 정신적인 지주가 되는 원료가 필요한 것이다.

동시에 순창이 발전하려면 미래의 먹을 것, 살아갈 것 즉 파이가 커져야 한다. 이는 한 사람의 지시에 되는 것이 아니다. 모든 순창의 엘리트 그룹이 서로 머리를 맛 대고 고민하고 분석하고 치열하게 토론해서 미래의 비젼과 가치를 창출한 다음, 모든 수단을 가르지 않고 능력과 역량을 동원해서 실행해 나가도록 하여야 한다. 이것이 순창군을 행정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들의 미션이자 의무이다. 가만히 앉아서 주어진 파이 안에서 행정이나 군림을 즐기는 것으로는 순창군의 소멸을 막을 수 없다. 여기에 순창의 정신이 있어야 한다.

미래를 보면 순창은 녹녹하지 않다. 순창군민이 줄어든다고 순창의 정신이 없는 것이 아니다. 문제는 아무로 이를 말하지 않을 뿐이다. 최악의 경우 순창군은 소멸되도 순창정신은 소멸되지 않아야 한다.

권대영 / (전)한국식품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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