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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 바다를 만들고, 사람은 미래를 만든다 ㅡ호남의 희망이, 순창의 내일이 되기를

순창신문 기자 입력 2026.07.10 09:44 수정 2026.07.10 09:44

↑↑ 조휘문(계칠) 시인
ⓒ 순창신문


강은 서두르지 않는다.
산을 만나면 돌아가고, 바위를 만나면 품어 안으며 끝내 바다를 만든다.
자연은 언제나 우리에게 가장 큰 지혜를 가르쳐 준다.
혼자 흐르는 물은 개울이지만, 함께 흐르는 물은 강이 된다는 것을.
호남도 그랬다.
오랜 세월 산업화의 중심에서 한 걸음 비켜서 있었다. 수많은 청년들이 삶을 찾아 고향을 떠났고, 순창의 들녘도, 담양의 대숲도, 광주의 골목도 떠나는 발걸음은 많았지만 돌아오는 발걸음은 적었다.
그러나 기다림은 결코 헛되지 않았다.
이제 대한민국은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AI와 반도체, 미래산업과 국가균형발전이 국가 경쟁력을 결정하는 시대가 열렸다.
광주를 중심으로 추진되는 첨단산업과 AI·반도체 산업은 단순한 지역개발사업이 아니다.
수도권에 집중되었던 대한민국 산업지도를 새롭게 그리는 국가의 미래 전략이다.
최근 발표된 서남권 첨단산업 비전은 오랫동안 기다려 온 호남에 새로운 희망을 안겨 주었다.
'약무호남 시무국가(若無湖南 是無國家).'
호남이 없으면 나라도 없다는 선조들의 말처럼, 이제 호남은 민주주의를 지켜온 역사 위에 대한민국 미래산업의 새로운 심장으로 도약하려 하고 있다.
나는 그것을 정치가 아니라 시대의 흐름이라고 믿는다.
기업은 정치를 보고 투자하지 않는다.
미래를 보고 투자한다.
삼성과 SK 같은 세계적인 기업 역시 인재와 에너지, 산업생태계와 미래 성장 가능성을 보고 움직인다.
호남이 그런 조건을 갖추기 시작했다는 것은 호남만의 기회가 아니다.
대한민국의 기회다.
순창 역시 그 거대한 흐름 속에 함께 서 있어야 한다.
나는 베르자르당 갤러리 베이커리를 만들면서 많은 사람들의 만류를 들었다.
"왜 그런 시골에 그렇게 많은 돈을 쓰느냐."
"도시에 투자했으면 몇 배는 더 벌었을 것이다."
그들의 말도 틀리지 않았다.
경제적 계산으로만 보면 맞는 이야기였다.
하지만 나는 돈보다 사람을 믿었다.
건물보다 문화를 믿었고,
이익보다 지역의 가능성을 믿었다.
오늘 베르자르당을 찾는 많은 사람들은 건물을 보러 오는 것이 아니다.
경제적 가치보다 인간적 가치를 먼저 생각하며 정성껏 빚어낸 빵과 커피, 장인의 손끝에서 전해지는 따뜻한 온기를 만나기 위해 찾아온다.
그리고 자연과 문화가 어우러진 공간에서 잠시 삶을 쉬어 간다.
그 모습을 바라볼 때마다 나는 다시 확신한다.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공간은 결국 사람을 불러들이고, 사람이 모이는 곳에는 미래도 함께 찾아온다는 것을.
그때 나는 깨달았다.
꽃은 돈으로 피는 것이 아니다.
사람의 마음에서 피어난다.
지역도 그렇다.
사람을 믿는 곳에 미래가 꽃핀다.
나는 또 하나의 꿈을 품고 있다.
머지않아 달빛철도가 광주와 대구를 하나의 생활권으로 이어 줄 것이다.
과거 지역감정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영호남이 이제는 철길 위에서 서로의 손을 맞잡게 되는 것이다.
달빛은 어느 한 지역만 비추지 않는다.
광주의 빛도, 대구의 빛도 같은 밤하늘 아래 하나의 달빛이다.
철길은 사람을 실어 나르지만, 결국 마음도 함께 이어 준다.
나는 그 철길 위를 달리는 기차에서 서로의 사투리를 웃으며 배우는 아이들의 모습을 먼저 떠올린다.
그것이 진짜 통합이고, 진짜 대한민국이다.
또 하나의 작은 기대도 품어 본다.
담양과 순창을 아우르는 이 아름다운 자연 속에 한국마사회의 미래 말산업과 치유승마산업이 반드시 유치되어 뿌리내리기를 기대한다.
말 산업은 단순한 경마가 아니다.
치유와 관광,
문화와 스포츠,
청년 일자리와 지역경제를 함께 키우는 미래산업이다.
순창과 담양은 천혜의 자연환경과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이 꿈은 어느 한 사람의 힘으로 이루어질 수 없다.
순창군과 담양군,
정치와 행정,
언론과 기업,
그리고 군민 모두가 같은 꿈을 품고 같은 방향을 바라볼 때 비로소 현실이 된다.
최근 순창에서는 행정과 지역언론 사이의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민주주의에서 언론의 비판은 반드시 필요하다.
행정 또한 군민 앞에 더욱 책임 있게 설명해야 한다.
그러나 갈등이 갈등으로만 남아서는 안 된다.
이제는 서로를 향한 공방보다 순창의 미래를 향한 경쟁이 필요하다.
언론은 지역을 비추는 거울이고,
행정은 지역을 움직이는 손이다.
거울과 손은 서로 다르지만 목적은 하나다.
더 좋은 순창을 만드는 일이다.
군수가 잘하면 군민이 행복하고,
언론이 건강하면 행정도 더욱 건강해진다.
서로를 이기려 하기보다 서로를 성장시키는 동반자가 되어야 한다.
나는 사업가이기 전에 감성을 키워가는 사람이다.
그래서 숫자보다 사람의 얼굴을 먼저 읽고,
예산서보다 농부의 굳은 손을 먼저 바라본다.
이익보다 한 사람의 미소를 오래 기억하며,
지역의 가치는 건물의 높이가 아니라 사람의 행복에서 시작된다고 믿는다.
순창의 발전은 높은 건물에 있는 것이 아니다.
젊은이가 돌아오는 마을에 있고,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다시 들리는 학교에 있으며,
관광객이 하루 더 머물고 싶은 풍경 속에 있다.
그리고 누구나 "순창에서 살아보고 싶다."
고 말하는 고장을 만드는 데 있다.
그것이 진정한 발전이다.
강천산의 단풍도 작은 씨앗에서 시작되었고,
섬진강도 작은 샘물에서 시작되었다.
호남의 희망도 그렇게 시작되고 있다.
호남의 발전은 호남만을 위한 일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균형을 바로 세우는 일이며,
대한민국의 미래를 더욱 단단하게 만드는 일이다.
나는 오늘도 순창의 하늘 아래에서 믿는다.
강은 혼자 바다를 만들지 못한다.
작은 물줄기들이 서로를 품어 안을 때 비로소 큰 강이 된다.
순창도 그렇다.
호남도 그렇다.
대한민국도 그렇다.
사람을 심는 곳에 미래가 꽃피고, 서로의 손을 맞잡는 곳에 희망은 자란다.
언젠가 후손들이 오늘의 우리를 기억한다면,
누가 더 많이 이겼는가를 기억하지 않을 것이다.
누가 더 많이 사랑했고,
누가 더 많이 함께했으며,
누가 더 아름다운 순창을 남겨 주었는지를 기억할 것이다.
강은 바다를 만들고, 사람은 미래를 만든다.
그리고 순창의 미래는 우리 모두가 함께 써 내려가는 가장 아름다운 한 편의 시이다.

조휘문(계칠)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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