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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균 / 전)농업기술센터 과장 |
| ⓒ 순창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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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전 처음 이곳에 처음 자릴 잡을때 올라오는 입구어귀에 風雅라는 돌표지석을 세워두었더니 여러사람들이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아 적습니다.
어릴적에 동네 어른들이 하는말이 “하늘이 동전짝만하다”라고 말하던 게 기억이 난다. 깊은 심산유곡, 첩첩산중 하루종일 너댓시간만 비추던 햇볕속, 그 곳에 내가 있었고 중학생때 금만평야를 보고서야 하늘이 그렇게 넓다라는 걸 알았으니 그때까지 우린 그리 살았었고 넓은 세상을 본 후로도 그런 동심의 세상이 늘상 그리워서 하늘은 좁은데 바람은 맑은 강물이 푸른 강가를 원했던 것 같다.
風 바람풍 雅 맑을아
風雅는 조선후기 문신이자 시조시인인 이세보가 지은총458수가 수록된 시조작품집의 이름인데 나와의 인연은 전통주에 대해 공부할 때 자료를 찾다가 순창술에 대한 기록으로 <황계백주>의 기록을 <풍아>에서 보았기 때문이다. 아버지 이단화가 순창군수로 있을 때 아들 이세보가 순창에 머물면서 지은 시조 중 응향지를 비롯한 여덟수가 기록되어 있는데 그 속에 황계백주라는 술이 등장한다. 그 시절에는 교통이나 운송수단이 발달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술의 조달은 지역적으로 제한될 수 밖에 없었기에 황계백주를 우리 순창지역에서 빚어 마시는 지역 특산주였을 거라고 추정하며 순창전통술에 대한 기록을 찾았으나 종내 제조방법이나 술의 종류 등 다른 기록을 찾지 못한 아쉬운 기억이 있다.
또 하나는 이 곳에 자리를 잡았을때 밤에 이곳을 감싸고 도는 바람과 별빛이 너무 좋아 한없이 밤하늘을 쳐다보다 한자어의 뜻을 빌어 바람풍에 맑은 아자를 써서 風雅로 정하였음을 밝힙니다. 그리하여 풍아는 바람 맑은 곳입니다. 풍수지리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요소중 하나가 바람인데 바람이란 시원하게 흘러주는 것만이 좋은 길지가 아니고 혈처를 감고 안아도는 바람을 최고로 알아주는데 이곳에 서면 바람이 센 언덕받이가 아닌 집터를 포근하게 감아돌고 있어 길지라 생각했고 그러한 내 판단은 당시부터 나와 내 가정의 삶이 너무 잘 풀리고 순조로왔던 것으로 증명된 듯 하다.
아주 젊은 날부터 난 나 만의 성을 갖고 싶었다. 그 성은 세인의 주목을 끌지 못하는 화려하고 크지는 않을지라도 세상 어느 영주의 성보다도 견고하고 생명이 깃든 곳이기를 바랬었다.
나이가 들면서 그러한 생각은 거의 신념으로까지 이어졌고 많은 시간이 흐를수록 이루어질수 없는 꿈처럼 보여지기도 하였으나 믿음과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 그 꿈은 지켜져왔고 질기게도 30여년의 기다림과 준비 끝에 완벽하지는 않지만 내 성을 쌓을 수 있는 곳을 찾았고 그 터를 얻었다.
풍아 이곳은 아직은 깨끗함을 잃지 않으면서 가축분의 고통이 없고 산수의 풍광이 아름답은 섬진강 상류로 이곳 사람들은 여기를 적성강으로 부르기도 한다. 이곳의 성터는 크지는 않지만 나의 성으로서 갖춰야 할 많은 것을 품고 있다.
도시문명의 발달은 필연적으로 인간 감성의 본능을 깨우곤 한다. 극도로 도시화된 현대인의 의식속에 언젠가 다시 자연으로 회귀하고픈 원시반본하는 자연의 원리를 되뇌이게 해준다고 보는데 냉정하게 따져본다면 이보다 여러 가지면에서 조건이 좋은 곳도 많을 것이다. 그렇지만 내가 꿈꾸고 쌓아가고 채워나갈 성터로서는 이만한 곳도 흔하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성터는 정해졌다.
이름도 정해졌다.
진이 빠지도록 돌을 저나르고 굴리고 쪼개고 다듬어 쌓아가려하고 그 안에 나를 심고자 했다. 구체적으로 성안에 채울 것도 채워져가고 나만의 성에서 이제는 함께 나누는 우리의 성이 될 수 있도록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겨울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원앙하며 흔치않는 자생식물 덜꿩나무가 겨우내 빠알간 열매를 보여주고 6월이면 어김없이 풍아를 화사하게 비춰주는 향짙은 세그루의 큰 자귀나무가 터앞에 자리잡고 있으며, 주영농수입원인 블루베리, 두릅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밭과 산이 있는 이곳 풍아가 참 좋다.
옛 문헌에 나오는 이곳 적성강을 무대로한 선현들의 시집, 정각, 암각화등에서의 시인묵객들의 이야기가 강변 곳곳에 살아 있어 그 당시의 풍류는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이곳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시사하고 있다.
세시풍속의 재현, 천렵과 배띄우기, 나룻터, 주막, 매운탕집, 야화놀이, 시조창대회, 두꺼비등밝기, 분수는 기본이고 야간 물기둥레이져쇼, 화전놀이, 한량놀이재현과 체험 등 접목할 부분도 많이 있을 것 같다.
비록 하늘은 동전짝만해도 내 인생 후반부를 풍요롭게 영위해주고 나와 우리의 온기를 훈훈하게 싸고 도는 소위 좋은터 바람맑은 이곳 풍아를 사랑하고 앞으로도 그리 살 것이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김 정 균 / 전)농업기술센터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