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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포커스 출향인

나의 어머니와 술

순창신문 기자 입력 2023.06.08 09:33 수정 2023.06.08 09:33

ⓒ 순창신문


지난번 기고와 같이 집안에서 전통적으로 조상 대대로 할머니를 거쳐서 우리 어머니까지 내려온 술 제조기술은 박정희 정권 때부터 집안에서 담그는 전통 기법의 술은 밀주라도 하여 단속이 심해지면서 각각 집안에서 제사 때나 잔치 때 술을 직접 담그는 전통은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각 면 단위마다 양조장을 허가하여 술(막걸리)는 거기서 사다가 먹게 하였다. 당연히 막걸리를 기반으로 고유의 전통주(청주)를 만드는 기법은 전국적으로 다 없어지고 말았다. 너무나 갑자기 강력하게 단속히 심해지다보니 각 지역마다, 각 사람마다 내려온 전통주 제조기술은 기록으로 남지도 못하고 사라지고 말았다.

국가는 우리 술 산업을 하나의 세금 거두는 수단으로 전락시켜버린 것이다. 전통술 산업을 전통의 가치나 미래 농촌이나 농민이 살아갈 핵심자원으로 본 것이 아니라 당장 세금을 거두는 수단으로만 본 것이다. 그래서 술 관리는 농식품나 지방 자치단체가 아닌 국세청 산하에서 관리해오고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 1970년대 당시에는 양조장에서 거두어 드리는 예산이 전 예산의 몇 %로 꽤 되었는지 모르지만, 오늘날 우리 국가 예산이 일년에 5백억조에 이르는 시대에 술 관련 세금액은 정말로 작다. 그런데도 아직도 술 산업 관리를 국세청에서 아직도 쥐고 있다. 얼마나 우스운 일인가? 술에서 세금만 볼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전통이나 농업, 관광 측면에서 미래의 가치를 보아야 한다. 당시에는 전통으로 술을 연구해오고 보존하려는 노력을 미래의 가치라는 관점에서 본 것이 아니라, 탈세추징이라는 시각으로 본 것이다. 다행히 요새 와서 많은 사람들이 전통주를 살리겠다고 노력을 하고 있으나, 어머니, 할머니에게 대대로 내려온 전통 우리 술 담그는 비법(노하우)는 사라져 버려 알 수 없고, 고문헌에 나오는 술을 재현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당연히 고문헌에 나오는 기록도 지식 측면에서 중요하지만, 우리 어머니들이 대대로 내려오는 숨은 숨결과 노력, 지혜, 우리 조상들의 얼과 정신이 있느냐가 중요하다.

현대 국가적인 행사나, 세계적인 모임이 있을 때, 개최국은 그 나라의 대표 술을 내세워 역사와 의미 등을 각 정상에 자랑하면서 건배사도 하고 축하도 해준다. 그만큼 올림픽 등 큰 행사에서 술의 위치는 중요하다. 그런데 우리나라가 1981년도에 바덴바덴에서 1988년 올림픽 개최국으로 결정된 다음 우리나라 술을 보니까 전통주가 있었는지도 모를 정도였다. 88 올림픽에서 우리나라 대표술로 내세울 만한 술에 대하여 아무 정보도 없었다. 그래서 부랴부랴 술 전문가를 찾아보니 술 전문가가 하나도 없었다. 당연한 결과 아니었겠는가? 우리 술은 다 죽여 놨고, 아무도 알아주지 않고 돌봐주지 않은 술 장인은 한분 한분 돌아가시고, 술에 대한 국가연구비도 하나도 없었는 데, 어디 술 전문가가 있겠는가? 식품학자는 있었어도 술에 대하여 제대로 가르치는 사람은 물론 배운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당시는 산업주의가 팽배해서 술 산업은 나라 산업발전에 저해된다는 분위기가 팽배해서 우리 술 연구한다는 것을 부정적으로 바라본 측면이 있었다. 그런데 오히려 우리 전통술이 아닌 맥주와 양주로 대표되는 외국 술은 공부한 사람은 사기업에서 몇 명 있었다.

어쨌든 올림픽 개최를 성공적으로 하려면 자랑할 만한 우리 술이 있어야 했다. 그래서 부랴부랴 꾸민 것이 우리 술을 선정하기 위한 태스크포스를 구성하였다. 당연히 그안에는 우리 술을 전공하는 전문가는 없었고, 식품을 가르치는 대학교수와 술을 제조한 경험있는 사람을 위주로 구성하였던 것으로 알고 있다. 그때라도 우리 술을 찾는 연구를 하는 것이 제대로 작업하는 순서이었지만, 급한 나머지 없는 대표 전통주를 만들어 선정하는 일이었다. 이러다 보니 술의 전통성이나 정통성, 원리, 역사, 정신은 하나도 들어갈 수 없고 단지 위생성, 생산성, 공장 규모가 평가의 잣대가 되어 버린 것이다. 결국 엄밀히 우리 고유의 전통주라고 할 수 없는 문O주가 1등으로 선정되어 버린 것이다. 당연히 우리 조상들의 정신이나 얼과 혼과 들어 있지 않기 때문에 그후 오래 대표성을 띠지 못하고 만 것은 충분히 예측할만한 결과이다. 이런 오류를 다시 범하는 나라는 선진국이 될 수 없다.

식품과학자 입장에서 보면 우리나라 현재의 막걸리는 전통의 가치가 무엇인지 보이지 않는다. 그냥 달달하고 오래가는 막걸리가 많이 팔릴 뿐이다. 현재 농식품부는 전통의 가치를 찾는 것보다, 막걸리 산업을 쌀 소비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만 몇몇 젊은이들이 작은 도가를 만들어 전통주를 살리려는 노력을 하고 있어 매우 다행이다. 이들을 도와야 한다. 규제 문제가 있으면 풀어주어야 하고 재정적 어려움이 있으면 도와주어야 하고, 과학적 문제가 있으면 국가, 지방단체, 전문가가 해결해 주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청주 등과 같이 전통주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 문화와 기술을 말살 정책을 쓸 때, 일본은 사케를 세계적인 전통주로 계승발전시켰다.

순창은 고추장과 함께 전통술 등 발효식품이 조선 초기 이전부터 유명했던 지역이다. 나는 어렸을 때 어머니가 고추장을 맛있게 담그시고,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별로 김치를 담그는 것을 보았다. 또 잔치나 제사 때마다 술을 직접 잘 담그셨다. 이러한 배경을 갖고 있는 순창이 전국에 술을 계승 발전시켜 보겠다는 젊은이들을 도와야 하고 결국 순창으로 오게 하도록 여러방향의 연구지원도 아끼지 말아야 순창이 산다.

권대영 / 호서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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